시리아 내전 취재 중 숨진 기자가 남긴 평화 메시지
지난 2013년 8월에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 무기로 반군을 공격하여 인근에 살던 민간인 1,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피해자들 속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세계가 더욱 안타까워하고 분노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왜 다쳐야 하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른들이 일으키는 전쟁에 죄 없는 아이들이 죽어 가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을까요?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2012년 시리아 내전을 취재하다가 총격으로 사망한 일본의 기자 야마모토 미카가 어린이들에게 남긴 책입니다. 야마모토 미카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체첸 등 전쟁이 일어나는 곳을 다니며 그곳의 상황과 피해받는 사람들, 그 가운데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중심으로 취재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소년병, 전쟁고아, 트라우마, 난민 등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 어린이들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모순적인 국제 사회를 세상에 알려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그 희생자들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랐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전쟁’에서 결코 해방된 나라가 아닙니다.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전쟁이 가져오는 참혹한 결과와 모순된 과정을 이해하고, 평화와 화협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길 바랍니다.
1. 자신의 생명과 맞바꾸며 알리고자 했던 사실은 무엇일까?
2012년 8월, 시리아에서 ‘야마모토 미카’라는 일본의 여기자가 내전을 취재하다 정부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뉴스와 신문도 그녀의 죽음 소식을 알렸고, 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였습니다. 야마모토 미카가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우리에게 알리고자 했던 사실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전쟁의 참담한 모습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비극적인 실상입니다. 사람들에게 전쟁의 모순을 알리고, 그들이 다치지 않도록, 그들에게 평화가 찾아오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행동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야마모토 미카는 죽음의 순간까지 비디오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야마모토 미카가 사망하기 한 해 전(2011년)에 일본에서 출간한 책입니다. 독자들은 야마모토 미카가 갔던 전쟁지를 같이 둘러보고, 그녀가 바라보고 느꼈던 현실과 평화의 미래를 함께 느낄 것이며, 그녀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2. 오랜 취재 경험이 생생한 글과 사진을 만들어 내다
야마모토 미카는 17년 간 세계 전쟁터를 찾아다니며 어린이와 여성들이 전쟁에서 피해받는 모습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그녀는 때로는 국제 분쟁 전문가처럼 세계정세와 전쟁의 원인, 경과를 설명하고 때로는 따뜻한 엄마처럼 전쟁 때문에 다친 아이들을 걱정하고 마음 아파합니다.
오랫동안 취재 현장에서 쌓아 온 저자의 경험이 책 내용을 더욱 사실적이고 실감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책 속의 사진과 영상 또한 저자와 그의 동료가 직접 찍은 것으로 당시 취재 내용을 객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지뢰에 다리를 잃은 열세 살 소년 아뎀, 소년병으로 끌려갔던 열다섯 소년 타티, 전쟁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는 여덟 살 소녀 미하네 등 저자가 현장에서 만나고 인터뷰했던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자는 생전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쟁과 평화에 대한 강의도 하였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많이 만나 왔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화하듯 이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저자가 독자들을 불러놓고 자신의 취재 경험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오늘날 세계 전쟁으로 국제 관계를 이해하고 평화를 배운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등 어디서 들어 본 나라 이름이긴 한데, 그 나라가 어디에 있으며, 왜 화제가 되는지, 왜 싸우는지 대부분 알지 못합니다. 뉴스와 신문에 전쟁, 내전 등으로 국제 문제가 언급되어도 잘 모르기 때문에 무관심하게 흘려버립니다.
독자들은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통해 레바논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코소보 전쟁 등 21세기에 일어난 세계 전쟁의 원인과 과정, 결과와 후유증을 알 수 있습니다. 각 장마다 펼쳐진 지도와 그림으로 나라 위치와 전쟁의 특징을 파악하여 어려운 국제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쟁과 폭력으로 물든 국제 사회로 눈을 돌려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진정한 평화를 배웁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행위이며, 게임처럼 되어 버린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전쟁의 피해자는 물론이고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까지 입는 피해를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전쟁은 무력으로 멈추게 할 수 없으며, ‘대화와 타협’이야말로 전쟁의 매듭이자 평화의 실마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4. 한국 독자를 위해 동료와 아버지가 서문과 후기로 감동을 전한다
동료 사토 가즈타카는 야마모토 미카가 시리아에서 총격을 당할 때 함께 있었으며, 그녀의 기자 생활부터 죽음까지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아버지 야마모토 고지는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서 야마모토 미카가 기자를 꿈꾸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고인(故人)이 된 저자를 대신하여 그녀의 동료와 아버지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서문과 후기를 썼습니다. 야마모토 미카가 기자로서 평소 가졌던 생각과 《평화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합니다.
ㆍ지은이 야마모토 미카
1967년 일본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쓰루 문과대를 졸업한 뒤, <아사히뉴스타>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1996년부터 독립 통신사 <재팬프레스>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체첸, 코소보, 우간다, 인도네시아 등 세계 분쟁 지역을 취재했습니다. 2003년에는 이라크 전쟁 보도로 본·우에다 기념 국제 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하였고, 활발하게 강연 활동을 펼치며 세계 전쟁의 현황을 널리 알렸습니다. 2012년 8월 20일, 시리아 내전 취재 중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지은 책으로 《중계되지 못한 바그다드(中継されなかったバグダッド)》, 《우리 마을은 전쟁터였다(ぼくの村は戦場だった)》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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