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파브르 곤충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정부희 곤충기’가 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곤충 고전은 여태까지 프랑스의 《파브르 곤충기》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곤충은 우리나라 곤충과는 종과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곤충 종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기도 합니다..
이에 현장파 학자로 20년간 우리 산과 숲을 발로 직접 걸으며 곤충을 연구해 온 정부희 박사가 이제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 땅 곤충 관찰기》를 펴냅니다.
곤충학자 정부희는 이미 2010년부터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책으로 발표했습니다. 《곤충의 밥상》, 《곤충의 유토피아》, 《곤충 마음, 야생화 마음》, 《버섯살이 곤충의 사생활》, 《곤충들의 수다》 등 발표한 책들은 자연 과학 전문서이지만 저자 특유의 재기발랄하면서도 문학적인 문장으로 곤충의 세계를 아름답게 묘사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활동이 100년 전 프랑스의 위대한 곤충학자 파브르의 열정을 그대로 닮아 있어 여러 언론에서 ‘한국의 파브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외국의 곤충이 아닌 우리나라의 곤충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곤충의 생김새와 생태가 그곳 자연환경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곤충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 자연환경 전반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똥으로 변장하는 곤충은? 눈물 나는 부성애를 보여 주는 아빠 곤충은? 독이 있는 식물을 먹는 곤충은? 화학 무기를 제조하는 곤충은? 뱀허물같이 집 짓는 곤충은? 등 책에 나오는 곤충들의 진기한 생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다 보면 이러한 곤충이 살고 있는 우리 환경을 자연스레 이해하고, 나아가 곤충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자연을 소중히 지켜 나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자연스레 가지게 될 것입니다.
치열한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편식을 하는 곤충들의 이야기
곤충은 지구 생물 종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그 종류만 해도 100만 종이나 됩니다. 곤충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종을 뽐내며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또 우리는 어떻게 이 많은 곤충들을 구분할까요? 각 곤충의 습성은 얼마나 다양할까요? 이 책은 곤충의 진기한 생김새와 생태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를 아울러 살아가는 곤충이라는 생물이 과연 무엇인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간은 곤충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등 더 큰 이해를 가지도록 합니다.
③권 냠냠 쩝쩝 곤충의 밥상에서는 지독한 편식쟁이 곤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곤충이 편식쟁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약 수많은 곤충들이 모두 같은 밥을 먹는다면 밥이 동이 나 버릴 것이고 그러면 지구 상 모든 곤충들이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식물의 잎살만 먹는 곤충, 식물의 즙만 먹는 곤충, 줄기나 썩은 나무만 먹는 곤충, 꽃가루만 먹는 곤충 등 곤충들의 입맛이 저마다 다른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밥을 먹기 때문에 곤충이 지구 상에서 크게 번식할 수 있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면 길옆에 있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버섯 한 송이, 썩은 통나무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곤충의 특별한 밥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파브르와 함께 떠나는 곤충 답사
책 속에 나오는 곤충들은 표본 형태이거나 실험실에서 관찰된 것이 거의 없습니다. 실제 우리 산과 들에서 만나는 곤충들을 죽이거나 잡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 주지요. 곤충만 따로 떼어 내어 소개하는 책들과 달리 이 책은 곤충이 우리 자연과 생태 속에 어우러진 모습을 중요하게 보여 줍니다.
각 곤충은 관찰한 실제 장소와 시기를 모두 표시했고, 지도 위에도 나타냈습니다. 우리 땅 어느 곳에서 어떤 곤충이 살고 있는지 정부희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직접 곤충 답사를 떠나는 기분을 느껴 봅니다. 또 이 책을 본 다음, 가족 여행이나 소풍을 떠난다면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작은 곤충들의 숨겨진 큰 세계가 비로소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사진 자료, 어린이 눈높이에 꼭 맞춘 글과 그림
알을 낳을 집을 짓는 곤충, 천적의 등장에 몸을 부풀리는 곤충, 고치 속에서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곤충 등 우리 땅에 살고 있는 곤충의 삶 순간순간을 기막히게 포착한 사진들이 책마다 100컷 가까이 들어 있습니다. 정부희 박사가 현장 속에서 시선이 이동하는 과정을 따라 이어지는 설명과 사진들은 곤충들의 삶의 현장에 실제로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실험실이 아니라 현장 속에서 관찰한 덕분에 나무줄기나 흙 속에 들어 있어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곤충들의 생태는 그림으로 재미있고 알기 쉽게 표현했습니다. 정부희 박사의 캐릭터와 각 곤충이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그림은 곤충을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합니다. 나무진 카페에 간다든지, 곤충 신혼부부가 집을 보러 다닌다든지, 곤충 아빠 등이 곤충 아기들 침대라든지 하는 일상적인 표현 역시 아이들이 곤충 생태를 쉽게 이해하도록 합니다.
곤충학자의 뜨거운 열정을 배우고, 우리 생태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껴봅니다
정부희 박사는 30대가 되어 유적지 답사를 다니면서 곤충의 매력에 빠진 뒤, 20년 넘게 곤충 연구에 매달려 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1주일에 2~3일 정도는 야외에서 곤충을 만나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덥고 뜨거운 날씨, 인적 드문 산, 독 있는 뱀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곤충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연구를 이어 오고 있는 학자는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하고 싶은 일과 꿈을 대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곤충들에 대해서 정부희 박사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습니다. 뒷다리가 무척이나 긴 긴다리소똥구리, 물속의 장군감인 물장군, 땅을 잘 파는 땅강아지 등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곤충들의 모습은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자연의 위기이기도 한 탓입니다. 곤충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 종이 존재하는 환경이 사람에게도 좋은 환경임을 곤충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밝히고 있습니다.
ㆍ지은이 정부희
ㆍ그림 조원희
ㆍ그림 최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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